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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매거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원인 시험 갑질

by 원탁의기사 2021. 7. 20.

서울대학교 기숙사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던 50대 여성이 6월26일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일 서울 관악경찰서는청소노동자 A씨가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타살을 당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A씨는 사망 당일 아침 8시 925동으로 출근한 후 오후 12시 20분께 사망한 채 발견됐다.

함께 일한 동료들은 A씨가 당시 힘들고 지친 모습이었고 계속 멍해 있었다고 전했다. 사망한 당일 오전에는 딸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A씨가 지난달 1일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팀장 등의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 힘든 노동 강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A씨가 근무하던 925동 여학생 기숙사는 건물이 크고, 학생 수가 많아 여학생 기숙사 중에 일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쓰레기 양이 증가하면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925동에서 전 층의 대형 100L 쓰레기 봉투 6~7개와 음식물쓰레기 그리고 재활용 쓰레기를 매일 직접 나를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았다고 한다.

노조는 지난달 새로운 안전관리팀장 발령 이후 청소 노동자들이 직장 내 갑질을 당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근무 기강을 잡겠다면서 매주 수요일 ‘청소 노동자 회의’를 신설하고는 남성은 정장을 입고, 여성은 ‘단정한 복장’을 입고 오라고 강요했다. 

하루 종일 땀을 뻘뻘 흘려 가며 일하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드레스코드”를 맞춰 오라고 한 것이다

노동자들에 따르면 이런 복장을 갖춰 입지 않으면 모욕감을 줬다고 한다. 

또한, 회의 때 볼펜과 메모지를 가져오지 않으면 근태에서 감점하겠다며 인사권을 남용했다.

심지어 청소 노동자들에게 필기 시험을 치르게 했다. 시험 문제는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 개관 연도, 심지어는 각 건물별 준공연도까지 묻는 황당한 것이었다. 시험 후에는 채점 결과를 나눠주며 공개적으로 노동자들을 망신 줬다고 한다. 자식뻘 되는 관리자의 행태에 노동자들이 얼마나 모욕감을 느꼈을지 생각해보면 기가 막힌다.

이후에도 노동자들에 대한 근무 성적 평가서를 도입하고 기숙사 행정실장, 부장, 팀장 등이 청소 상태를 검열하겠다고 공지하는 등 괴롭힘이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대 관악캠퍼스 관정도서관에선 청소노동자 21명이 건물 내 별도의 휴게시설 없이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실제 청소노동자들은 2층 복도 끝 숨은 공간이나 화장실 내 비품 보관용 칸에 휴지상자를 쌓아 가린 간이 휴식공간을 마련했고, 이마저도 폭이 세 뼘 정도에 불과해 한 사람이 겨우 앉아 쉴 수 있는 정도였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은 과로와 열악한 근무환경, 비상식적 갑질이 숨어 있다는 점에서 국민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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